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 음반 수입 과정이나 레이블과의 커넥션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담당하는 사람과 서로 음악에 대해 묻고 답하면서 어디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나 가십거리까지도 그 과정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도 해봤다.
디스트리뷰션 담당자에게 받은 세로셀 2480짜리 엑셀 파일은 그런 상상들을 했는지도 모르게 까맣게 잊게 만들었다. 수 많은 레이블의 아티스트의 앨범 중에 8장을 고르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레이블 마다 가진 색깔이 다 다르기에 랜덤하게 이름만 보고 괜찮을 것 같다 싶은 것들 몇몇을 골라 들어보면서 추려갔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레이블이 Captured Tracks 였다. Captured Tracks는 뉴욕 브루클린 기반의 독립 레이블인데, 음악을 가려 듣는 편은 아니지만,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터라 괜찮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레이블이기도 하다. 실제로 처음 들여온 앨범 8장 중 3장이 Captured Tracks 소속이지만 5장 까지도 될 수 있었다. DIIV-Oshin, Thieves Like Us-Bleed Bleed Bleed 모두 후보에 오른 앨범이고 내가 좋아하는 밴드라 자주 들어왔기도 하고 아는 사람은 알만한 적당한 유명세를 가진 앨범이라 생각해서 들여오고 싶었지만 디스트리뷰션 쪽 사정에 의해 다음으로 미뤄진 상태다.
Beach Fossils - Clash the Truth 역시 Captured Tracks에서 배포되는 앨범이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브루클린 출신 Surf, Indie rock 밴드라 할 수 있겠다. 음악을 듣기 전에 이렇게만 이야기한다면 The Drums가 떠오르기 마련일텐데, 큰 틀에서 보면 둘의 음악 스타일이 닮아 있기도 하다. The Drums 앨범들을 재밌게 들어봤다면 Beach Fossils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The Drums - Money
사실 Surfrock(서프락)이나 Surfmusic이라 하면 Beach Boys류의 음악이나 Dick Dale을 떠올리기 쉽다. 누가 어떻게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2000년대의 뉴욕의 서프 뮤직은 이 정도 선에서 엮어지지 않을까 한다. Drums나 Beach Fossils나 전형적으로 알려진 것들 보다는 더 Punk나 Indie 스러운 면을 갖고 있긴 하지만.
Dick Dale - Misirlou
Beach Boys - Surfin USA
Beach Fossils의 Clash the Truth 앨범은 14곡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곡당 재생시간이 짧은 편이라 시디 전체의 러닝타임은 30분 남짓 된다. 통일감 있고 완성도가 높은 앨범이라 악기의 진행 방식이나 멜로디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할 것 없이 잘 버무러져 있는 앨범이다. 전체적인 앨범의 분위기는 Real Estate - Days와 닮아있다. 몇 곡을 꼽자면 Clash the Truth, Generational Synthetic, Birthday, Blonde Redhead의 Kazu Makino 객원 보컬로 참여한 In vertigo가 Clash the Truth 중 가장 도드라지는 곡이 아닌가 싶다. 사실 여름이랑 잘 어울리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또 샵에서 판매하는 의류 중 서프 모티브로 진행하는 브랜드도 있기에 다른 상품들과의 조화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었다.
Beach Fossils - Generational Synthetic
Beach Fossils live on KEXP
2009년 결성한 Beach Fossils는 Dustin Payseur, John Pena, Cole Smith 가 주축 멤버를 이루며 시작했지만 현재 Cole Smith는 탈퇴 후 DIIV를 결성하였으며 John Pena는 Heavenly Beat라는 전자음악 성향의 그룹을 새로 만들었다. 각기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모두 Captured Tracks 소속으로 활동 하고 있다.
사진 상 왼쪽 부터
Packrat No.2 권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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